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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에 이어서 헐크를 봤다. 사실 아이언 맨은 럭셔리 그 자체였다. 집도 엄청난 부자에다가 머리도 좋고, 얼굴도 그정도면 괜찮고, 유머도 있고. 아무튼 딱 봐도 돈 좀 있게 생겼다. 하지만, 이에 비하면 헐크는 빈민 그 자체이다.

얼굴의 생김부터 삐쩍 말라서 너무나 불쌍해보인다. 하지만 이런 생김새는 헐크로 변신 후 더 처연함을 느끼게 만든다. 뭐랄까. 윗옷은 당연히 벗어 없애야 하고, 바지도 누더기가 되버린다. 자신의 정체성도 모를 채, 어딘지도 모를 곳에 방치된 채 남겨진다. 차라리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신축성이 좋은 쫄쫄이 바지라도 있었더라면.

그래도 영화는 무지하게 재밌다. 초반부터 헐크를 보여주진 않지만, 음산한 분위기로 살짝 긴장을 준다. 직접적으로 헐크의 사연을 보여주진 않지만, 다들 대충 들어서 알고 있을테고, 또 회상씬을 통해 관객들이 알아 들을 수 있게 설명해준다.

드디어 헐크!가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영웅들처럼 헐크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다. 말을 하긴 하지만,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리 분별도 제대로 안되고, 뭐랄까. 그냥 이성을 잃은 괴물같다고 할까. 사랑하는 연인을 곁에 두고도 도망만 다녀야 하는 헐크는 그래서 다른 영웅들과 조금 다르다. 지구를 지킨다는 느낌보다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도망다니는 것이 영웅이 아닌 도망자 느낌이 강하다.

아무튼 최후의 결투씬을 크라이막스로 해서 영화는 기대를 만족시킨다. 딱 봐니깐 헐크2도 나올 것 같은데 너무나 기대된다. 다른 영웅들과 달리 헐크는 한단계 더 진화할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랄까. 더 멋져지고, 더 강해진 헐크를 기대한다.

인크레더블 헐크
감독 루이 레테리에 (2008 / 미국)
출연 에드워드 노튼, 리브 타일러, 팀 로스, 윌리엄 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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